도쿄 우에노 거리 풍경

A Travel Report on Tokyo Local Journeys Part.1
도쿄 로컬 여행 보고서 Part.1 우에노, 시이나마치, 스카이라이너

화려하고 거대한 마천루와 혼잡한 도심의 교차로가 일본 도쿄의 전부는 아니다. 우에노에서 여정을 시작해 진정한 로컬리티가 숨 쉬는 도쿄를 만난다.

우에노

전통과 현재가 교차하는 도심
스카이라이너가 출도착하는 우에노는 도쿄 도심 북부의 관문이다. 번화한 상업 지구와 문화 명소가 공존하고, 일본 최초의 동물원과 도쿄국립박물관도 자리 잡고 있다. 여행자는 기차역에서 나오자마자 복잡한 교차로 너머 옛 정취의 시타마치(下町)와 공원의 녹음을 마주치게 된다. 녹음 뒤로는 박물관, 미술관, 동물원 등 9개의 문화 명소를 품은 우에노 공원이 펼쳐지고, 공원 남쪽으로는 도쿄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인 아메야요코초(アメヤ横丁)가 이어진다. 도쿄 구시가의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시장에는 식료품부터 패션 잡화까지 각양각색의 상점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도쿄 여행의 출발점으로 우에노처럼 다층적 매력을 품은 동네도 없을 것이다.
북로드 와이너리, 도심 속 와인 양조장
우에노의 뒷골목을 거닐다 보면 의외의 장소를 마주치게 된다. 작은 와인 양조장이 무심하게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2017년에 문을 연 북로드 와이너리(Book Roead Winery)는 아담한 창고 건물에서 포도 압착부터 발효, 숙성, 병입까지 모든 과정을 해내는 곳.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도심 속의 색다른 휴식처와 같다. 이 양조장에서는 누구나 캐주얼하게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골목을 걷다가 언제든지 잠시 들러 즐겨도 괜찮다. 와인 한 잔의 가격이 300엔 안팎인데, 보통 하루에 5~6종의 와인을 준비한다. 야마나시, 나가노, 이바라키 등 일본의 주요 산지에서 공수한 포도 품종을 양조한 ‘도쿄산 와인’으로, 해마다 1만 병이 넘는 와인을 생산한다. 이들은 주로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유통되고, 인근의 레스토랑에서도 맛볼 수 있다고. 북로드 와이너리의 와인병 라벨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라벨마다 해당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이나 장면을 일러스트로 그려 넣었다. 메를로 와인의 라벨에는 두툼한 스테이크, 오렌지 와인에는 게 요리, 스파클링 코슈 와인에는 캠핑용 텐트 그림처럼 말이다. 와인 양조는 요리사 출신의 와인 메이커 스고 미치코(須合美智子)가 전담한다. 그녀가 만들어낸 와인은 이미 각종 어워즈에서 수상하며 품질을 인정받았고, 100퍼센트 일본산 포도를 사용한다는 점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 주말 오후에 진행되는 양조장 투어에 참여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시이나마치

마을 호텔의 일상과 만화의 추억
번화한 이케부쿠로에서 전철로 한 정거장만 가면, 도쿄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 사람 사는 냄새가 스며든 동네 시이나마치에서 말이다. 역에서 내려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자 낮은 지붕의 주택과 작은 가게들이 이어지고, 상점가의 활기가 퍼진다. 잡화점과 식료품 가게, 카페와 밥집, 이자카야와 야키토리 등이 늘어서 있는 소소한 동네 풍경은 도쿄의 정감을 일깨운다. 골목 어귀의 작은 신사와 공원에는 동네 사람들이 잠시 앉아 더위를 식히고, 역 바로 앞의 작은 노포 난텐(南天)에서는 단돈 500엔짜리 우동을 판다. 도쿄 외곽의 한적한 동네 같지만, 이곳은 이케부쿠로역에서 불과 1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시이나 앤 잇페이, 마을의 기억을 활용하는 법
시장 바로 옆 골목 한가운데, 시이나 앤 잇페이(Sheena & Ippei)라는 작은 마을 호텔이 자리한다. 한때 동네에서 유명했던  돈카츠 식당의 50여 년 된 목조 가옥을 개조해 만든 이곳은 동네의 역사와 정체성을 소중히 녹여낸 공간. 1층 로비 겸 공유 키친은 시이나 앤 잇페이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낮에는 지역 주민이 디저트와 다과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카페로 활용되고, 해가 지면 투숙객 라운지 겸 작은 바로 변신해 담소가 이어진다. 2층은 작은 다다미방 4개로 구성된 숙소다. 나무 바닥이 삐걱이는 복도를 따라 아담한 객실이 매우 기능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깔끔한 다다미와 푹신한 이불이 깔려 있고 창문 너머로는 바로 골목의 일상이 들려온다. 시이나 앤 잇페이는 숙소이면서 동시에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개방적 분위기 덕분에 혼자 여행하는 백패커나 현지 문화를 깊이 체험하고 싶은 해외 여행객이 많이 찾아온다고. 직원들이 마치 동네 친구처럼 투숙객을 맞아 주고 주변 맛집부터 숨은 명소까지 세세하게 알려주니, 머무는 동안에는 시이나마치의 주민이 된 듯할 것이다. 

Interview with
시이나 앤 잇페이 사와다 코지(澤田剛治) 대표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네. 저는 사와다 코지입니다. 9년 전에 시이나 앤 잇페이를 시작했고, 내년이면 10년이 됩니다. 원래는 빈집이었던 건물을 리노베이션해서 게스트하우스로 만들었죠. 지역에 살거나 관련이 있는 경영자 다섯 명이 함께 운영하는데요, 모두 각자 자기 회사를 운영하고 저는 광고쪽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방식이에요.

시이나 앤 잇페이는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원래 여기는 오래된 돈카츠 집이었습니다. 20년 전에 가게가 문을 닫았고, 이후 가족분들이 잠시 집으로 사용하다가 15년 전부터는 빈집이 됐습니다. ‘돈카츠 잇페이(一平)’라는 가게였기 때문에 ‘잇페이’를 그대로 쓰고, 동네 이름 ‘시이나’를 붙여 만든 겁니다. 지금도 ‘돈카츠 잇페이’ 간판이 남아 있어서, 가끔 돈카츠 집으로 착각하고 들어오는 분들이 있어요. 간판을 남겨둔 건 ‘마을의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서입니다. 간판까지 없어지면 한때 여기 뭐가 있었다는 과거도 사라져버리니까요. 게스트하우스를 만들게 된 계기는 도시마구(豊島区)의 ‘리노베이션 스쿨’ 프로그램 덕분이에요. 동네의 집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왜 지금, 왜 여기, 왜 우리가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주어졌고, 저희는 게스트하우스를 제안했습니다.

시이나마치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아주 오래된 마을이라 고령자가 많지만, 최근에는 아파트가 늘면서 젊은 층도 많아졌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주로 회사원으로, 이케부쿠로나 도심으로 출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토키와소’ 같은 곳에 만화가들이 많이 살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이케부쿠로에서 전철로 3~4분 거리지만, 여긴 여전히 옛 분위기가 남아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이케부쿠로보다 오래된 동네예요.

1층은 동네의 라운지 같아요.
아침에는 숙박객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낮부터는 셰어 키친으로 운영합니다. 주로 과자나 디저트를 만드는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카레, 어떤 날은 빙수처럼 메뉴가 바뀌기도 합니다. 오늘은 빙수예요. 매일 메뉴가 달라지고, 스케줄이 게시판에 적혀 있습니다. 처음에는 직접 카페를 운영했지만 경험이 없다 보니 잘 안 돼서, 지금은 전문가들이 쓰는 공유 주방으로 바꿨습니다.
마을 호텔로 지역을 재생하는 역할도 하겠네요?
저희는 이 게스트하우스 외에도 두 곳을 더 운영합니다. 하나는 옛 쇼핑몰 건물을 리노베이션해 갤러리와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을 만들었고, 또 하나는 오래된 민가를 리노베이션해 임대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이 게스트하우스는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보다 지역 공헌과 실험적 프로젝트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익이 나면 수리비나 유지비로 사용하죠.

주로 어떤 분들이 머무시나요?
광고를 따로 하지 않아도 전 세계에서 많은 여행자가 찾아옵니다. 객실은 총 4개고, 어제도 만실이었습니다. 오늘도 손님들이 체크아웃하고 새로 들어오십니다. 일본인 손님은 드물고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이에요. 특히 아시아에서 많이 찾아오세요. 한국 손님도 많습니다. 몇 번씩 오시는 분도 있어요. 위치가 좋아서 이케부쿠로, 신주쿠, 시부야까지 금방 갈 수 있으니까요.

여행자를 위해 이 동네의 숨은 즐길 거리를 추천해주세요.

역 앞 절에는 가보셨나요? 시간이 되면 꼭 가보세요. 꽤 오래된 지역이라 역 앞 절도 5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이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그 절에는 제 선조의 묘도 있죠. 안에는 아주 아름다운 일본 정원이 펼쳐져 있어요. 또 만화와 관련해서 ‘만화 지장’이라 불리는 지장보살상에 만화 캐릭터들이 새겨져 있고, 도라에몽 동상도 있습니다. 정말 멋진 곳이니 꼭 가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추천할 만한 식당으로는 역 앞 ‘난텐’이라는 우동집이 유명합니다. 서서 먹는 곳인데 아주 맛있습니다. 또 절 안에도 카페가 있고, 시이나 앤 잇페이 옆집에는 노부부가 운영하는 소바집이 있어요. 지금은 할아버지가 혼자 운영하지만 여전히 맛있습니다.
 
토키와소 만화 뮤지엄, 일본 만화의 전설이 시작된 곳
시이나마치는 사실 일본 만화의 전설이 본격적으로 발화된 무대다. 1950년대, 전후 재건의 활기가 감돌던 쇼와 시대의 도쿄에서 젊은 만화가들이 모여 살던 작은 2층 목조 아파트 토키와소가 바로 이 동네에 있는 것. 당시 일본 전역의 만화가 지망생들은 곤궁한 살림에도 청춘의 꿈을 안고 토키와소에 모여들었다. 데즈카 오사무(手塚 治虫)를 시작으로, 후지코 후지오 (藤子不二雄 )와 후지코 F 후지오(藤子·F·不二雄) 콤비,  이시노모리 쇼타로(石ノ森章太郎) 등이 토키와소 출신. 그들은 좁은 다다미방에서 만화의 꿈을 키우며 치열하면서도 끈끈한 우정을 쌓아 일본 만화의 미래를 개척했다. 원래의 토키와소 건물은 1982년에 철거됐지만, 만화 팬과 지역 주민의 노력으로 도시마구가 주축이 되어 2020년에 아파트를 재현한 토키와소 만화 박물관을 개관했다. 시이나마치역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주택가의 미나미나가사키 하나사키 공원(南長崎花崎公園) 한쪽에 자리한 이 박물관은 옛 목조 아파트의 추억을 그대로 전한다. 신발을 벗고 나무 계단을 올라 2층 복도로 들어선 방문객들은 1950~60년대 토키와소의 생활상을 그대로 마주친다. 복도 양옆에는 만화가들이 기거하던 작은 다다미방이 늘어서 있고, 공동 부엌과 화장실까지 고스란히 재현되어 있다. 벽에 밴 얼룩 자국과 싱크대에 놓인 먹다 남은 라멘 그릇까지 말이다. 다다미 네 장이 깔린 좁은 방 한 칸에서 만화를 그리던 젊은 예술가의 열정이 피부로 전해지는 것만 같다. 1층에는 전시실과 만화 라운지가 마련되어 있으니, 만화 애호가들은 자유롭게 작품을 열람하며 일본 만화의 향수에 빠져들어볼 만하다.

Skyliner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도심까지 단 36분
분주한 도쿄의 심장부로 향하는 가장 빠르고 편안한 방법, 바로 게이세이 전철의 ‘스카이라이너’다. 나리타 국제공항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이번 기사처럼 도쿄 여행을 시작하고 싶은 이에게 단연 최고의 선택지. 안락한 좌석에 몸을 싣고 시속 160킬로미터로 달리다 보면, 어느새 도쿄 중심부의 우에노역에 도착한다. 비행기에서 내려 불과 1시간 안에 도쿄의 동네를 산책하듯 돌아다닐 수 있고, 우에노역에서 출발하는 신칸센으로 갈아타 니가타 등의 소도시로 또 다른 여정을 이어갈 수 있다.

​​​​​​​스마트한 여행의 첫걸음, 스카이라이너 예약 방법

온라인 사전 예약
온라인 사전 예약 게이세이 스카이라이너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 것을 가장 추천한다. 온라인으로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특히 결제 후 얼굴 정보를 등록하면 페이스 체크인(Face Check in Go)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페이스 체크인은 나리타 공항의 티켓 교환처나 무인 발권기에서 실물 티켓으로 교환할 필요 없이 얼굴 인증으로 바로 승차할 수 있는 편리한 시스템. 공식 홈페이지 예약자만 이용할 수 있다.

현장 구매
나리타 공항 입국장이나 게이세이 우에노역, 닛포리역에 위치한 티켓 카운터, 자동 발매기에서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미리 예약하지 못했거나, 일정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에도 걱정 없이 이용 가능하다. 다만, 여행 성수기에는 대기 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시간을 넉넉하게 잡자.

​​​​​​​스카이라이너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

도쿄 도심까지 가장 빠르게
스카이라이너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속도다. 나리타 공항 제2, 3터미널역에서 도쿄 북부의 허브인 닛포리역까지는 불과 36분, 우에노 공원과 야메야요코초 시장이 있는 게이세이 우에노역까지는 41분 만에 주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