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네
무이네에는 일 년 내내 해풍이 분다. 무수한 시간 동안 건조한 기후와 해풍이 교차하며 희귀한 지형을 만들었다. 경이로운 모래 언덕과 계곡이 탄생했고, 바람에 실려온 바다의 내음이 구석구석 퍼진다. 건기인 겨울철이면 해변 앞 바다에서 카이트 서핑의 경연이 매일 펼쳐진다. 바람이 비교적 잔잔한 4~10월에는 서핑이나 패들보드, 카약 등의 수상 스포츠를 느긋하게 경험할 수 있다. 어촌 마을이기에 신선한 해산물도 풍부하다. 매일 아침마다 갓 잡은 수산물이 피싱 빌리지에 쏟아지고, 해안가 도로를 따라 늘어선 해산물 전문 식당은 수조를 내놓고 신선한 해물을 홍보한다. 게다가 무이네가 속한 지역은 피시소스 느억맘(nuoc mam)의 산지로도 유명하다. 해산물과 소금이라는 두 가지 식자재를 갖췄으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수백 년을 이어온 식문화의 요소들은 무이네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남아 있다.
사막 같은 모래 언덕, 화이트 샌드
무이네 중심가에서 북동쪽으로 약 25킬로미터 떨어진 화이트 샌드(하얀 모래 언덕)는 베트남에서 규모가 가장 큰 해안 사구다. 오랜 세월 바람에 실려온 모래가 차곡차곡 쌓여 언덕을 이룬 것으로, 전체 약 3.7제곱미터 넓이의 사구는 일견 사막의 일부분처럼 보인다. 국가지정 명승지에 등재된 이 자연의 경이를 목도하기 위해 달랏이나 호치민에서 한달음에 찾아오는 이들도 많다. 화이트 샌드 한가운데에는 오아시스 같은 거대한 담수호 바우짱(Bau Trang)이 터를 잡고 있다. ‘하얀 호수’라는 뜻인데, 현지에서는 호수와 사구를 합쳐 통칭 바우짱 백사구 지역이라고 한다. 이 호수는 원래 하나였다가 모래 제방에 의해 둘로 나뉘었다고. 호수를 둘러싼 화이트 샌드의 풍경은 쉬지 않고 변화한다. 태양의 각도와 바람에 따라 모래들은 형형색색으로 빛나고 수시로 형태를 바꾼다. 사구를 그냥 감상하는 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 이들은 지프나 ATV에 몸을 싣는다. 새하얀 모래 언덕을 가르며 급경사를 박차 내려가는 순간에는 누구나 함성을 지르게 된다. 일출이나 일몰이 사구를 물들이기라도 하면, 초현실적인 분위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Hòa Thắng, Bắc Bình District, Bình Thuận
요정이 머물 법한 계곡, 요정의 샘
얕은 개울의 양옆으로 붉은 모래 절벽이 신비롭게 솟아 있는 계곡은 다소 비현실적이다. 건조한 땅에 일년 내내 물이 흐르고 심지어 탐험하듯 그 개울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니 말이다. 요정들이 이 계곡의 물에서 목욕을 즐겼다는 전설 때문에 요정의 샘이라는 설도 있고, 위에서 내려다본 절벽이 마치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요정 같아서 그렇다는 얘기도 있다. 맨발을 물에 담그고 일렬로 전진하던 사람들은 본격적으로 계곡에 진입하자 인증샷을 남기기 시작한다. 한쪽에는 붉은 모래 언덕이, 다른 쪽에는 하얗게 바랜 석회암 절벽들이 협곡을 이루며 늘어서 있다. 풍화 작용에 의해 독특한 형태로 깎인 절벽은 높이가 15~20미터에 달한다. 그 기이한 모습 덕분에 ‘동양의 작은 그랜드 캐니언’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절벽은 바람과 물이 빚어낸 조각품처럼 솟아 있고, 붉은 모래는 개울 바닥을 부드럽게 덮고 있다. 약 2킬로미터가량 물길을 거슬러가면 마지막에는 작은 폭포가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흘러내려온다. 신발을 벗고 물을 따라 걸으면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전설도 있으니, 이 또한 요정의 샘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겠다.
40B Huỳnh Thúc Kháng, Hàm Tiến, Phan Thiết
살아 있는 어촌의 에너지, 피싱 빌리지
리조트 개발 열풍에 아랑곳하지 않고, 피싱 빌리지는 고유의 문화와 삶을 지켜오고 있다. 여기 어촌 마을에서 기원한 바구니 배가 무이네의 바다를 설치 작품처럼 장식한다. 프랑스 통치 시절 선박세를 피하기 위해 “배가 아닌 바구니”라 우기며 탄생했다는 그 배다. 현지에서는 이 바구니 배를 투옌 퉁(Thuyền thúng)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바구니 배’다. 수천 여 명의 어부가 바구니처럼 둥근 이 배에 의지해 생계를 잇는다.
생김새는 단순하지만, 이른 새벽부터 출항한 바구니 배들은 능숙하게 파도를 넘어서 고기잡이에 나선다. 그 모습은 멀리서 바라봐도 장관이다. 거대한 바구니 함대가 바다를 장악한 듯하다. 연이어 배들이 돌아올 무렵, 아침 어시장이 열리고 갖가지 해산물이 거래된다. 장이 파하면, 피싱 빌리지는 다시 조용해지고 내일의 고기잡이를 준비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해산물을 파는 노점 시장에나 몇몇 사람이 드나들 뿐. 하루하루, 이런 일련의 과정이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반복되는 게 피싱 빌리지의 일상이고, 무이네의 역사다.
W7RH+7MV, Mũi Né, Thành phố Phan Thiết
전통 디자인과 바다가 만나는 곳, 판다누스 리조트
무이네 번화가에서 살짝 벗어나 약 10만 제곱미터 부지의 열대 정원 안에 자리 잡은 판다누스 리조트는 느긋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매력이다. 옛 참파 왕국의 건축을 응용한 건물은 왕족의 휴식처 같고, 로비부터 객실까지 곳곳을 장식한 전통 예술품과 소품이 눈에 띈다. 넓고 깔끔한 대부분의 객실이 테라스를 갖추고 있어 잠시 바닷바람을 맞으며 환기시키기 좋다. 리조트 자체적으로 여러 액티비티 체험을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 약 300미터 길이의 프라이빗 비치와 야외 메인 수영장은 많은 인원도 충분히 수용하고, 풀사이드의 바에서는 해변을 지켜보며 시원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스파와 피트니스, 테니스, 농구는 물론 윈드 서핑 같은 해양 액티비티 프로그램도 운영하기 때문에 리조트 안에서도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To Eat 먹을 곳
라 리바
나폴리식 화덕 피자와 파스타를 자신 있게 선보이는 곳. 이탈리아 출신 셰프가 주방을 직접 지휘하며 신선한 식자재에 뛰어난 요리 솜씨를 더했다. 화덕에서 구워낸 피자는 이탈리아식 풍미를 제대로 살렸는데, 시그니처 메뉴인 파르마 햄 피자는 쫄깃한 도와 넉넉한 햄의 조화가 뛰어나다. 해산물 페스카토레, 바질 페스토 리가토니 같은 파스타도 제맛을 잃지 않는다. 무이네 해변 도로에서만큼은 최고의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라고 할 수 있다.
33A Nguyễn Đình Chiểu, Phường Hàm Tiến, Thành phố Phan Thiết
보케 미스터 크랩
보케 미스터 크랩은 현지인도 인정하는 해산물 전문 식당이다. 식당 앞을 차지한 커다란 수조 속에서 살아 있는 해산물을 손님이 직접 고르면 곧장 조리해주는 방식. 게, 왕새우, 가리비, 조개 등을 취향에 맞게 구이, 찜, 볶음 등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새콤달콤한 비법 소스가 더해진 해산물 볶음은 먹을수록 입맛을 돋운다. 시원한 맥주에 공심채 볶음이나 해산물 볶음밥까지 추가하면 모자랄 게 없다.
112 Nguyễn Đình Chiểu, Hàm Tiến, Phan Thiết
호치민시
Ho Chi Mihn City
베트남에서 가장 화려한 광장인 호치민 광장에는 이 도시의 열기가 응축되어 있는 듯하다. 밤낮없이 북적거린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프랑스 통치기에 지은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청사부터 사이공 강변까지 현지인과 여행자, 차량이 쉴 새 없이 몰려다닌다. 먹을 곳부터 호텔까지 각종 상업 시설이 들썩이며, 유구하고 우아한 건축물 앞에는 기념 사진을 남기는 여행자가 줄을 서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대도시의 삶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직접 보여주는 것만 같다.
구시가지의 노포를 찾아 맛 좋은 국수로 한 끼를 해결하고 관광지와 시장 몇 곳을 둘러보기만 해도 호치민시에서의 하루는 훌쩍 지나간다. 도시에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아도 열기는 잦아들지 않지만 말이다. 고층 빌딩의 전망대나 루프톱 카페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밤은 불빛이 그득 차오른다. 호치민시 1군 지역의 복잡하게 얽힌 골목과 작은 상점들 너머로는 빌딩숲과 대형 광고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번쩍이는 네온사인은 다사다난했던 도시의 과거를 잊게 만들고 밝은 미래로 안내하는 듯하다. 휘황찬란 호치민시의 밤은 누구에게나 꽤 오래 지속되고 기억에 남을 듯하다.
인도차이나반도 편지의 집합소, 사이공 중앙우체국
호치민 1군의 중심가, 붉은 벽돌로 지은 노트르담 대성당 바로 맞은편에는 노란색 건물이 하나 서 있다. 1891년에 완공된 사이공 중앙우체국이다. 프랑스 통치기 시절 이 우체국은 베트남은 물론 인도차이나 전역의 국제 우편물을 담당했다고 한다.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이 절묘하게 혼합된 건물은 이곳의 기능을 예술적으로 강조한다. 외벽에는 벤자민 프랭클린, 알레산드로 볼타 등 통신 발전에 기여한 과학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입구 위쪽에는 전령의 신 헤르메스의 부조가 조각되어 있다. 우체국 내부에서도 130여 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발견할 수 있다. 거대한 돔 형태의 아치형 천장은 구스타프 에펠의 솜씨. 아치 아래 양옆 벽면에는 1892년의 사이공 지도가 걸려 있다. 중앙 정면 끝에서는 호치민 주석의 대형 초상화가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우체국은 오늘날 관광 명소이자 쇼핑 아케이드로 활약하고 있다. 우체국 직원들과 엽서를 쓰는 여행자, 기념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나무로 된 옛 공중전화 박스는 기념사진의 배경이 되었지만, 그 안에서 고향으로 소식을 전하던 과거의 설렘은 여전하다.
02 Công xã Paris, Bến Nghé, Quận 1
시대를 잇는 사이공의 런웨이, 응우옌 후에 보행자 거리
호치민 광장으로 더 친숙한 이 거리는 호치민시를 응축한 결정체 같다. 전체 약 670미터 길이의 광장 북쪽 끝에는 네오바로크 양식의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청사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그 앞을 지키는 호치민 주석의 동상은 이 나라의 정신을 상징한다. 여기서부터 사이공 강변으로 뻗어 나가는 광장과 거리에는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수많은 현지인과 여행자들이 뒤섞인다. 광장 한쪽에는 루이비통과 샤넬 같은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 쇼핑몰과 고급 호텔이 줄줄이 서 있고, 다른 한쪽에는 빌딩의 낡은 발코니마다 개성 넘치는 카페들이 들어찬 카페 아파트먼트(Café Apartment)가 보인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 광장은 커다란 무대로 바뀐다. 광장을 비추는 빌딩들의 조명 아래 곳곳에서 거리 공연과 버스킹이 펼쳐진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광장에 서 있거나 앉아서 각종 공연을 눈여겨본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는 연인들의 모습은 ‘사이공’이라는 이름이 가졌던 옛 낭만을 소환할 것만 같다.
Đ. Nguyễn Huệ, Bến Nghé, Quận 1
도시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전망대, 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
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의 스카이덱 전망대에서는 호치민의 미래상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68층 높이의 빌딩은 연꽃 봉오리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약 260미터 높이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360도로 펼쳐진다. 복잡하게 사방으로 뻗어가는 도로와 호치민시를 유유하게 휘감고 도는 사이공강 그리고 저 너머 초고층 신도시 빈홈(Vinhomes)까지. 되도록 해 질 무렵에 맞춰 방문해보자. 노을 속에서 마천루가 하나둘씩 조명을 밝히고 거리를 점령한 차량의 무수한 헤드라이트가 반짝일 때가 가장 멋있다. 전망대 한쪽에 호치민시의 주요 랜드마크와 전통 의상을 소개하는 전시실도 마련되어 있다.
복잡한 도심 속 안식처, 빈응이엠 사원
베트남 남부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불교 사찰이다. 번잡한 도심 속에서 평온함을 누리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곳. 전통적인 베트남 불교 건축 양식과 현대적 콘크리트 공법을 적용해 1971년에 완공됐다. 현지에서는 20세기 베트남 불교 건축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경내에 들어서면 약 40미터 높이의 7층 탑과 정교하게 조각된 봉황의 머리를 모서리에 얹은 대웅전의 유려한 지붕이 눈길을 끈다. 뒤편에 걸려 있는 종은 일본 불교계에서 기증한 것인데, 이 종을 세 번 치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339 Nam Kỳ Khởi Nghĩa, Phường 7, Quận 3
사이공의 시간을 품다, 호텔 마제스틱 사이공
사이공 강변에 자리한 호텔 마제스틱 사이공은 베트남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관통해온 곳이다. 1925년에 프랑스 콜로니얼 건축의 정수를 담아 개장했고, 문을 열자마자 인도차이나반도에서 가장 화려한 장소 중 하나로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영국 작가 서머싯 몸,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미국의 존 F. 케네디 등 수많은 명사들이 이곳에 묵었고, 베트남 전쟁과 통일의 현장 한가운데에서 많은 외신 기자가 이 호텔에 머물며 전 세계에 소식을 알렸다. 오늘날에도 본관의 높은 천장과 대리석 바닥,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목조 가구가 놓인 클래식한 객실이 그 시절의 영화로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호텔 8층의 엠 바(M Bar)는 사이공강이 흐르는 밤 풍경이 한눈에 담기는 루프톱 바로, 한 세기 넘게 이어진 마제스틱 사이공의 낭만이 절정을 이루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먹을 곳
To Eat
메종 마루
초콜릿에도 와인처럼 테루아(terroir, 산지) 개념을 도입한 베트남 최초의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베트남 각지에서 생산한 카카오콩을 사용해 직접 초콜릿을 제조하며, 빈투바(Bean-to-Bar) 방식 제품으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 베트남에서만 20여 개의 카페를 운영 중인데, 세련된 디자인의 카페에서는 초콜릿 외에 음료와 디저트도 판매한다. 공정 무역으로 생산된 카카오를 사용해 베트남 농가의 지속 가능성에 기여하고 있다.
벱미인
미쉐린 가이드의 빕 구르망에 선정된 베트남 가정식집이다. 벤탄(Bến Thành) 시장 근처의 좁은 골목 뒤편에 들어서 있는데, 현지인과 여행자들이 초입부터 꽉 들어차 발을 디딜 틈이 없다. 노란 벽과 레트로한 소품들로 꾸민 실내는 베트남의 옛 분위기를 잘 살렸다. 바삭하게 구워 여러 채소와 함께 내는 베트남식 반쎄오, 통통한 새우와 달걀을 넣어 코코넛 껍데기에 담아낸 볶음밥이 시그니처 메뉴다.
꽌부이 오리지널
고급스러운 감각의 베트남 전통 요리를 만날 수 있는 곳. 1950~60년대 사이공의 분위기를 세련되게 재현한 복고풍 소품과 초록 식물이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아삭한 식감이 일품인 연꽃 샐러드와 달콤 짭조름한 소고기 찜, 다양한 종류의 스프링 롤과 꼬치 구이가 인기 메뉴다. 모든 음식에 인공 조미료를 최소화하여 본연의 맛을 살렸고 플레이팅에도 공을 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