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Piemonte)주의 랑게(Langhe) 지역은 아는 사람만 아는 미식의 성지다. 오랜 역사와 더불어 성장해온 로컬 커뮤니티 문화가 매우 단단하며, 랑게의 사람들은 전통에 민감하고 자연을 중요시한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지속 가능한 력셔리 부티크 호텔인 카사 디 랑가가 문을 열었을 것이다. 물결치는 숲과 언덕, 포도밭이 포진한 약 40헥타르 넓이의 사유지를 내려다보는 이 호텔은 피에몬테 전통 건축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에 지속 가능한 테크닉을 도입했다. 현지에서 만든 석재로 바닥을 깔고, 재활용 가능한 테라코타 벽을 세웠으며, 100퍼센트 재활용한 관개용수를 사용하도록 했다. 태양열과 지열로 얻은 전기는 호텔의 주요 에너지원이다. 한편으로 이 모든 노력은 미식의 경험을 위해 준비한 듯하다. 팜 투 테이블 레스토랑 파울라 리스토란테(Fàula Ristorante)의 셰프는 호텔 안의 식자재 텃밭을 정성껏 가꾸고, 와인 저장고에는 6,000여 병의 와인이 숨 죽이고 있다. 도전적인 투숙객은 호텔의 쿠킹 클래스와 와인 아카데미에서 실력을 연마하거나, 사냥개와 함께 랑게의 언덕을 파헤치며 화이트 트러플을 발견해볼 수도 있다.
1박 455유로부터
랑게를 여행해야 할 이유
랑게의 와인은 오랜 전통과 높은 품질로 세계 와인의 한 축을 담당 한다. ‘이탈리아 와인의 왕’ 바롤로(Barolo)와 ‘이탈리아 와인의 여왕’ 바르바레스코(Barbaresco)가 바로 랑게의 토양에 뿌리를 두고 있다. 두 번째는 화이트 트러플. 알바(Alba)에서 캐내는 화이트 트러플은 매년 나올 때 마다 전 세계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이외에도 치즈로 유명한 브라(Bra)에서는 이탈리아 슬로푸드 운동이 처음 시작됐고, 아르보리오(Arborio)의 쌀은 이탈리아 전역에서 리소토를 만들 때 애용된다. 그렇다고 음식으로만 랑게를 정의할 수는 없다. 로마네스크부터 바로크 시대를 관통하는 건축과 문화가 살아 숨 쉬니 말이다. 포도밭을 바라보는 중세 마을과 수도원, 귀족의 성과 저택은 오늘날 랑게를 찾아오는 여행자의 안식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