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루프톱 인피니티 풀, 세계 최대의 유리 온실, 세계 최대의 실내 폭포가 모인 도시는? 지난 2세기 동안 싱가포르는 땅 4분의 1을 새로 간척하고 대담한 도시 계획을 실행했다. 싱가포르에서 진정 놀라운 점은 어디든 녹음이 있다는 사실이다. 스카이라인을 새로 창조해가는 야심과 계획성을 녹지 사업에도 공평히 쏟은 덕분이다. ‘정원의 도시’에서 ‘정원 속 도시’를 거쳐 최근 ‘자연 속 도시’로, 지난 세기 이래 캐치프레이즈도 변화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는 '정원 속 도시'를 대표하는 정원이다. 20~50미터 높이의 슈퍼 트리가 햇빛과 빗물을 흡수해 에너지를 생성하고, 정원 내 다른 시설과 일종의 생태계를 이룬다.
말 그대로 이 도시 국가에는 어디에든 녹음이 존재한다. 싱가포르 보태닉 가든스(Botanic Gardens), 포트 캐닝 파크(Fort Canning Park)처럼 이름난 정원뿐이 아니다. 주상 복합 건물 마리나 원(Marina One)의 중앙 정원은 마이크로 기후를 자체 생성하며 350여 종 식물이 우거져 자란다. 난양기술대학교의 실험적인 학습 센터 더 하이브(The Hive)에는 8층 높이로 뚫린 중앙 정원이 자리해 각 층 테라스마다 식물이 잎을 늘어뜨리고 있다. 영국의 토머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이 설계한 이 건물은 여러 학과 학생과 교수가 자유롭게 교류하는 공간이자 디지털화된 학습 장소로 기능하며 지속 가능하기까지 하다. 싱가포르 최초의 공공 주거 단지인 티옹 바루 단지(Tiong Bahru Estate)는 또 어떤가? 20세기 중반 설계한 아르데코풍 공공 주택 사이로 난 산책로에도, 티옹 바루 마켓(Tiong Bahru Market) 안마당에도 열대 수목이 자란다. 방 10개짜리 숙소에서 시작해 싱가포르의 유산이 된 래플즈 호텔(Raffles Hotel) 역시 최근 전면 개조를 거쳐 울창한 열대풍 안마당을 가꾸었다.
싱가포르 슬링, 멀라이언, 카야 토스트를 막론하고 싱가포르 대부분의 유산은 웬만하면 두 세기를 넘지 않는다. 다만, 이국 선박이 작은 섬에 막 닻을 내리던 14세기부터 어떤 유산은 지금껏 이어진다. 부기스(Bugis), 차이나타운, 캄퐁 글램(Kampong Gelam) 같은 지명으로도 이어지는 유산. 이를 테면 술탄 모스크의 황금 지붕과 불치사, 알록달록한 숍하우스 사이를 2층 버스로 넘나들 때, 혹은 호커 센터에서 모르는 이와 한 테이블에서 식사할 때면 마음에 스미는 공존의 정신 같은 것 말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까지 아시아나항공 등이 직항편을 운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