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테네리페섬 전경

 

ⓒ Fausto García Menéndez/Unsplash

Love song to Seaside
바닷마을 연가

피치바이피치에서 발행하는 여행 뉴스레터 <피치 바이 레터>의 '이주의 데스티네이션'에서는 새롭거나 낯선 여행지를 소개한다. 그간 소개했던 지역 중 해변을 사랑하는 여행자를 위해 바닷마을 6곳만 추려보았다. 일본의 숨은 여행지부터 아일랜드 라이프의 로망을 실현시켜 줄 섬까지, 읽다 보면 귓가에 파도 소리가 들려올 것. 

표영소

일본의 숨은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아마쿠사 제도

지난해 일본 아마쿠사 제도(天草)에 속한 작은 섬에 다녀왔다. 규슈 구마모토현 서쪽 연안에 자리한 아마쿠사 제도는 12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총면적은 1,000제곱미터. 그중 가미시마(上島)와 시모시마(下島)가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한다. 일본의 천주교 유적지 하면 흔히 나가사키를 떠올리는데, 아마쿠사 제도 역시 일찌감치 외국인 선교사들이 발을 들인 지역이다. 곳곳에 자리한 서양식 성당 건축물은 외딴 섬의 소박한 어촌 풍광과 대비를 이루며 이색 볼거리로 꼽힌다. 야생 돌고래 서식지이기도 해 돌고래 크루즈 투어가 인기 있고, 낚시,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등의 해양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섬의 주민 대부분이 여전히 어업에 종사하는데, 특히 잔잔한 내해를 품은 해안 지역은 도미, 방어, 보리새우 등의 양식업이 활발하다. 온화한 기후 덕분에 감귤도 많이 재배한다고. 가미시마, 시모시마, 오야노시마(大矢野島)는 다리를 통해 규슈 본섬과 연결돼 있고, 항공편과 정기 여객선도 운항한다. 그 외의 섬은 페리를 이용해 오갈 수 있는데, 미나마타항에서 해상 택시를 타고 갈 수 있는 섬 고쇼우라가 궁금하다면, <피치 바이 매거진> 12호를 펼쳐볼 것. 
 

싱가포르만으론 아쉽다면, 리아우 제도

‘8월에 갈 만한 최고의 여행지 26곳'. 영국의 여행 전문 매거진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의 2023년 기사 제목 중 하나다. 그리스 이오니아 제도에 속한 자킨토스(Zakynthos)부터 멕시코 유카탄 반도 북쪽에 자리한 홀복스섬(Isla Holbox), 두브로브니크의 인파를 피해 크로아티아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세베니크(Šibenik)까지, 세계 곳곳의 숨은 여행지가 소개되었다. 그중 싱가포르와 함께 여행할 만한 장소로 리스트에 오른 지역, 리아우 제도(Kepulauan Riau)가 눈길을 끌었다.
인도네시아에 속한 리아우 제도는 말레이반도와 보르네오섬 사이에 펼쳐진 여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빈탄(Bintatn)섬, 바탐(Batam)섬, 렘팡(Rempang)섬, 갈랑(Galang)섬 등이 대표적. 그중에서도 빈탐섬이나 바탐섬은 싱가포르에서 페리로 1시간 이내에 갈 수 있어 싱가포르 여행객이 즐겨 찾는 주변 여행지다. 싱가포르에 비해 물가가 저렴하고 백사장이 펼쳐진 해변 리조트에서 호젓하게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데다, 두 나라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어 인기 있다. 좀 더 프라이빗한 아일랜드 홀리데이를 꿈꾼다면 바탐섬에서 동쪽으로 약 320킬로미터 떨어진 아남바스 제도(Anambas Islands)로 눈을 돌려보자. 청록빛 라군을 품고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작은 섬들은 해양 액티비티를 즐기며 열대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꼽힌다. 2013년 CNN은 안남바스 제도를 ‘동남아시아 최고의 열대 섬’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빈탐이나 바탐에서 페리와 항공편으로 연결된다.
 

활화산에 산불이 나면, 스페인 테네리페섬

지난해 산불이 유독 심상치 않았다. 가뭄과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강풍과 번개가 잦아지면서 세계 각지에서 산불 발생 빈도와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이유는, 입이 아프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 때문이다. 캐나다 곳곳에서 발생한 1,000여 건의 산불로 남한보다 훨씬 큰 면적이 피해를 입었고, 하와이 아일랜드와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은 보름 가까이 이어졌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테네리페섬(Tenelife)에서도 전례 없는 대형 산불이 발생해 2만 명 이상이 대피했다. 테네리페섬은 아프리카 대륙 북서쪽에 펼쳐진 카나리아 제도에서 가장 크고 인구가 많은 섬(90만여 명)이다. 카나리아 제도는 온난한 기후와 독특한 자연 환경 덕분에 유럽의 인기 휴양지로 꼽히는 곳. 섬 중앙에 솟아 있는 활화산 테이데(Teide)는 스페인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자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활화산으로, 높이 3,715미터에 이른다. 활화산을 둘러싼 테이데국립공원(Teide National Park)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산에 지정돼 있다. 섬의 중심 도시 산타크루즈 데 테네리페(Santa Cruz de Tenelife)는 최대 규모의 카니발로 유명하고, 백사장이 펼쳐진 남부 해안 지역에는 바와 클럽, 리조트가 몰려 있어 휴양객으로 붐빈다. 섬 북동쪽 해안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로 테이데산으로 향하는 도로는 막혔지만, 주요 관광지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고 섬 내 2개의 공항도 정상 운영 중인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산불이 나기 전 테네리페섬의 활화산 풍경이 어땠을지 궁금하다면 <피치 바이 매거진> 9호에 실린 박신우 사진가의 작업 ‘카나리아 제도의 활화산’을 찾아보자.
 

인기 여행지의 척도는 관광세! 포르투갈 올량

팬데믹 이후 관광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인기 여행지의 관광세 도입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바르셀로나는 관광세를 계속 인상 중이고, 발렌시아와 베네치아는 2024년부터 관광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한다. 2023년 처음 관광세를 도입한 여행지도 있는데, 포르투갈 남부 해안의 소도시 올량(Olhão)도 그중 하나다.
알가르브(Algarve) 지방에 속한 올량은 포르투갈의 전통 어촌을 경험할 수 있는 인기 휴양지다. 활기 넘치는 부둣가와 깨끗한 해변, 현지인으로 북적이는 레스토랑과 카페가 여행자를 유혹하고, 무어인 건축 양식에서 영향을 받은 새하얀 건축물이 늘어선 구시가를 걷다 보면 바다 건너 모로코나 튀니지 같은 북아프리카의 도시가 떠오른다. 올량에선 올해부터 여행자를 대상으로 관광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알가르브에선 파루(Faro)와 빌라헤알드산투안토니우(Vila Real de Santo António)에 이어 세 번째. 4월부터 10월까지 올량을 찾은 여행자는 1박에 2유로를 내야 하고(11월과 3월 사이에는 1유로), 이 비용은 도시의 청결과 안전성을 향상시켜 관광 산업이 현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사용된다. 기꺼이 관광세를 내고 올량에 하룻밤 머물 예정이라면 주말을 껴서 일정을 잡아보자. 매주 토요일 아침에 열리는 농수산물 시장은 도시 최고의 볼거리니까. 
 

아일랜드 라이프의 로망을 실현시켜 줄 이니시모어

2023년 6월, 아일랜드 정부가 ‘아워 리빙 아일랜즈(Our Living Islands)’라는 정책을 발표했다. 아일랜드 본섬과 연결돼 있지 않은 30여 개의 주변 섬 공동체를 지원해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섬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섬 이주민에게는 최대 8만4,000유로(한화 약 1억1,700만 원)를 지급한다고. 물론 몇 가지 조건은 있다. 2007년 이전에 건축한 집 중 최소 2년간 공실이던 매물을 매입해야 하고, 지급 받은 돈은 주택 개보수에 사용해야 한다. 어쨌든 외딴 섬에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일궈보고 싶은 로망을 가진 사람에게는 나쁘지 않은 기회다. 후보지는 아일랜드 서해안을 따라 최북단의 토리(Toraigh)섬부터 남쪽 끝 클레어(Cléire)섬까지 펼쳐져 있다. 아일랜드의 외딴 섬마을을 배경으로 한 기묘한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2022)의 촬영지 이니시모어(Inis Mór)섬도 그중 하나(영화 속에 등장하는 이니셰린은 가상의 섬으로, 이니시모어섬과 아킬섬 내 여러 장소에서 촬영했다). 면적 31제곱미터, 인구 760여 명의 이니시모어는 골웨이만(Galway Bay)의 아란 제도(Aran Islands)에 속한 3개 섬 중 가장 크고 인구가 많은 섬이다. 많은 여행자가 100미터 높이의 아찔한 수직 절벽 위에 세운 선사시대 요새 유적 던 앵거스(Dún Aonghasa)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거친 해안 풍광과 석회암으로 뒤덮인 벌판, 낮은 돌담이 우어러진 섬의 독특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영화 속 두 주인공처럼 삶의 의미와 태도를 곱씹어보고 싶다면? 웹사이트에서 신청 가능하다.
 

캐리비안의 뜨는 여행지, 그레나다

그레나다(Grenada)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지?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에서 선정한 ‘2024년 캐리비안해 지역 최고의 여행지’ 중 하나로 꼽힌 곳이다. 최근 제트블루(JetBlue)가 뉴욕에 이어 보스톤발 직항편을 취항했고, 에어캐나다(Air Canada)도 토론토-그레나다 간 직항편을 주4회 운항하기 시작했다. 캐리비안 지역 최초의 식스센스 리조트가 2024년 문을 열 예정이고, 2025년에는 바로 옆에 인터컨티넨탈 호텔도 들어선다. 우리에겐 생소한 지명이지만 북미에선 확실히 새롭게 뜨고 있는 여행지인 듯.
15세기 콜럼버스가 발견하며 세상에 알려진 그레나다는 트리니다드토바고(Trinidad and Tobago), 바베이도스(Barbados) 등과 함께 카리브해 동쪽에 떠 있는 여러 섬나라 중 하나다. 세계 최대의 너트메그(nutmeg) 생산지로, ‘향신료의 섬’으로 불린다. 아름다운 해변과 우림, 산과 폭포 등 다채로운 자연은 그레나다가 에코 여행지로도 주목 받는 가장 큰 이유. 다이빙부터 하이킹까지 각종 아웃도어 액티비티와 모험을 즐길 수 있다. 방문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섬 최대의 이벤트인 ‘스파이스마스(Spicemas)’ 카니발이 열리는 8월. 축제 기간 동안 퍼레이드를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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