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마타항(水俣港,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에 속한 작은 항구)에서
해상 택시(하루 3회 운항, 1인 1,000엔)를 타고 40분이면 고쇼우라에 이른다. 규슈 서해안에 펼쳐진 아마쿠사(天草) 제도는 12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17세기 천주교 전파가 시작된 지역으로, 순교 유적지와 가톨릭 성당 등이 남아 있어 일본 내에서도 독특한 문화와 역사를 지닌 곳으로 꼽힌다. 아마쿠사 제도를 아는 사람도 고쇼우라는 낯설 확률이 높다. 내해에 위치해 천주교인의 발길이 닿지 않았고, 면적이나 인구로 따져도 아마쿠사 제도 내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으니 당연하다.
고쇼우라는 크고 작은 섬 18개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유인도는 단 3개. 인구가 가장 많았다는 70여 년 전에도 1만 명이 채 되지 않던 아담한 섬마을이다. 이 지역은 물살이 평온한 시라누이해(不知火海)를 품은 덕분에 예부터 양식업이 발달했다. 전성기에는 양식업체가 140여 곳에 이를 정도였다. 지금도 2,500여 명의 주민 대부분이 여전히 어업에 종사하며 오랜 어촌의 전통을 잇고 있다. 주 어종은 돔과 방어, 전갱이, 복어 등.
고쇼우라에 도착해 주어진 첫 임무 역시 낚시다. 12인승 해상 택시는 순식간에
낚시 체험 보트(1인 4,000엔)로 변신하고, 선장이 나누어 주는 구명 조끼와 낚싯대를 받아 들면 준비도 끝난다. 초심자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낚시찌를 짙푸른 바닷물 속에 던진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새끼 도미(물론 방생했다)를 시작으로 너도나도 한 마리씩 잡아 올리기 시작하니까. 내해답게 과연 수확물이 섭섭지 않다. 물 위에 떠 있는 두 시간 남짓 동안 고쇼우라의 잔잔한 바다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으니 손맛을 느끼지 못해도 크게 아쉬워할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