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들려온 이야기

 

ⓒ 정수임

Over the Rainbow in Southern California
서던 캘리포니아의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눈부신 햇살, 서핑과 일광욕을 즐기는 여유로운 해변 풍경, 별들의 도시 할리우드, 영화배우와 유명인사의 초호화 별장, 야자수가 늘어선 사막의 휴양지. 캘리포니아 남부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전형적인 이미지가 있다. 분명 사실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태평양의 거친 파도와 사막의 모래 먼지를 넘나드는 자연 환경처럼, 이 지역에는 서로 상반되는 것이 극명하게 대비를 이루며 충돌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각자의 개성을 발하며 다채로운 무늬를 빚어낸다. 샌타모니카에 고급 해변 리조트와 유럽풍 주거 단지 베니스 운하가 들어서는 동안, 한쪽에선 도그 타운(Dog Town)의 10대를 중심으로 프리스타일 스케이트보딩이 탄생했다. 20세기 중반에는 할리우드 스타와 부유층이, 오늘날 전 세계 건축 애호가와 음악 축제 마니아가 찾는 코첼라 밸리에는 대추 농장에서 일하는 중남미 이민자의 가난한 도시도 있다. 미 대륙에서 가장 작은 주 로드아일랜드(Rhode Island)보다 더 작은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은 전혀 다른 2개의 생태계인 모하비 사막(Mojave Desert)과 콜로라도 사막(Colorado Desert)에 걸쳐 있다. 하늘 높이 솟은 고지대의 조슈아 트리가 그토록 신비로워 보이는 이유는 바로 옆 저지대에서 자라는 키 작고 메마른 관목 덕분인지도 모른다. 샌타모니카에서 출발해 코첼라 밸리에 터를 잡은 그레이터 팜 스프링스의 몇몇 도시를 둘러보고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까지 간다. 캘리포니아의 환상, 그 이면을 조금이라도 보기 위해 노력하면서. 때론 현지인과 함께하는 전문 투어, 때론 지도 한 장을 들고 도전하는 셀프 가이드 투어가 여정을 도와줄 것이다.

표영소
사진 정수임

샌타모니카
Santa Monica

아무런 준비 없이 샌타모니카를 방문하면 후회할 수도 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서쪽, 태평양을 마주한 이 해안 도시는 가이드북의 ‘볼 곳’ 보다는 ‘할 것’ 카테고리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샌타모니카 비치(Santa Monica Beach)로 가보자. 평일이나 주말, 밤낮 할 것 없이 인파로 북적이고 다들 무언가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누군가 물에 뛰어들어 서핑, 패들보딩, 카야킹을 즐기는 사이, 또 다른 이들은 발로 모래를 걷어차며 카이트서핑과 비치 발리볼을 즐기고 요가 매트 위에서 열심히 몸을 비튼다. 샌타모니카 피어(Santa Monica Pier)에 가면 영화 〈아이언 맨〉에 등장한 대관람차와 〈포레스트 검프〉나 〈스팅〉의 촬영지, 100년 넘은 회전목마, 도시 어부의 낚시 명당이 기다린다.

그리고 자전거 도로 마빈 브라우드 바이크 트레일(Marvin Braude Bike Trail)이 있다. 해안선을 따라 35킬로미터 길이로 이어지는 이 길을 흔히 더 스트랜드(The Strand)라고 부른다. 걷고 뛰는 사람과 자전거, 스케이트보드, 롤러스케이트, 세그웨이에 올라탄 이들의 무공해 이동 행렬이 승용차 1대가 지날 만한 너비의 포장도로 위로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캘리포니아 남부의 해변 지역을 두루 살펴보기에 이 길만큼 효율적인 루트도 없을 것이다.

샌타모니카아의 속살을 좀 더 제대로 들여다 보고 싶다면  페달 오어 낫(Pedal or not…)을 찾아가자. 전동 자전거를 타고 일대를 돌아보는 소규모 투어를 운영하는 전문 업체다. 위트 있는 이름처럼 스스로의 힘으로 온전히 페달을 굴리든, 전기의 도움을 받든 당신의 자유. 이때 팁이라면 앞서 달리는 가이드에게 최대한 가까이 붙어서 따라가길 권한다. 잭 니콜슨(Jack Nicholson)이나 조니 뎁(Jonny Depp)이 전형적인 비치 사이드 호텔 중 어느 곳에 머물렀는지, 바비(Barbie) 인형을 창조한 루스 핸들러(Ruth Handler)가 살던 집은 어딘지, 샌타모니카 피어에 회전목마가 처음 들어선 것이 몇 년도인지 등등 가이드의 입에서 언제 고급 정보가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투어는 더 스트랜드를 따라 북쪽 샌타모니카 피어와 그 너머까지 갔다가 방향을 바꿔 남쪽으로 이어진다. 제2의 제이 애덤스(Jay Adams), 제3의 아놀드 슈왈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를 꿈꾸는 청춘들의 놀이터 베니스 비치(Venice Beach)와 머슬 비치(Muscle Beach)까지 둘러본 뒤 베니스 운하(Venica Canal)를 방문하며 마무리하는 코스. 투어는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진행하고, 대략 3시간 소요되며 요금에 전기 자전거와 헬맷, 간단한 수신호 교육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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