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tage in Busan
부산 빈티지

오티코티

우상동 오티코티 대표
부산 사상구 공단의 한 공장에서 태어나서 근처 모라 공장으로 이사 갔다가, 영도 친할머니집, 진구 개금의 외할머니댁에서 얹혀 살았고 진구 가야에서 초중고를 나왔어요. 그리고 송도, 용호동, 민락동을 거쳐 지금은 수영에 살고 있어요. 부산 전역에서 얼추 다 살아봤어요.

오티코티의 취향 포터(porter) 제품을 많이 취급해요. 제가 판매하고 싶은 빈티지의 느낌에 가까운 브랜드라고 생각하거든요. 포터는 일본에서 저녁 6시에 지하철을 타면 사람들 손에 제일 많이 들려 있는 가방이고, 동시에 젊은 힙합 키즈처럼 멋진 패션 아이콘이 매는 가방이기도 하죠. 범용성이 넓은데 접근성도 좋고, 대중적이면서 마니아 층도 있는 브랜드라서 포터를 좋아해요. 주류는 재미가 없어요.
빈티지의 기억 빈티지가 매력적인 이유는 옷마다 사연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 옷을 살 때의 상황까지 다 기억나거든요. 고등학생 때였는데요. 아빠가 일 때문에 일본을 자주 가셔서 저도 따라간 적이 많아요. 아빠가 일을 하시는 동안 저는 숍을 구경하는 식이었는데, 그러다 세컨드핸드 숍에서 나이키 덩크 SB를 산 적이 있어요. 중고인데도 새 것 같았고 색깔도 너무 예뻤어요. 꽤 고가라 아빠에겐 “니 그 어디서 샀노?” 라고 꾸중을 들었죠. 그리고 같이 밥을 먹으러 갔어요. 저는 튀김을 먹고 아빠는 맥주를 마시고. 그런 장면들이 떠올라요. 신을 때마다 아빠 생각도 나고.
전투력 수치 빈티지를 왜 입기 시작했는지 생각해보면, 용돈이 넉넉치 않아서였던 것 같아요. 제가 남중, 남고를 나왔거든요. 그 또래 남자아이들 사이에선 뭘 걸치고 있느냐가 일종의 전투력 수치였어요. (웃음) 중학교 분위기가 정말 살벌했는데, ‘살아남으려면 옷을 잘 입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그래서 빈티지를 찾게 됐어요. 일단 가성비가 최고니까요. 수학여행 갈 때 나름 멋을 내고 가면, 애들이 물어봐요. “니 그 어서 샀노?” 그러면 이렇게 대답하죠. “너흰 못 구할 거다, 이거 빈티지다.” 애들은 빈티지란 말이 뭔지도 모르니까, 그럴 때 희열을 느끼는 거예요. 힘 쓰는 아이들이 저를 신체적으로 공격할 수 있었다면, 저는 가성비로 그들을 혼낼 수 있었던 거죠.
서브 컬처 돌이켜 생각해보면 서브 컬처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 시절 친구들은 저를 ‘CD 플레이어로 맨날 음악만 듣는 애’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힙합을 많이 들었는데, 남들이 안 하는 걸 하고 그걸로 부러움의 시선을 받을 때 짜릿했어요. (웃음)
딥슬립커피 오티코티 매장과 같은 건물에 있는 딥슬립커피는 부산의 서브 컬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어요. 전시 일정도 내년까지 꽉 차 있죠. 일하시는 분 중에는 부산 유명 클럽의 DJ, ‘발란사’라는 부산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직원도 있고요.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딥슬립커피를 즐겨 찾는 것 같아요.
서울과 부산의 빈티지 제가 서울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거다, 라고 정의하긴 어려워요. 부산에는 미국 빈티지 기반의 숍이 많이 없어요. 대부분 일본 베이스죠. 반면 서울은 미국 쪽이 많은 것 같고요. 확실한 건 미국 스타일의 빈티지 숍이 있고, 일본 스타일의 빈티지 숍이 있는데 저는 일본 취향이에요.
나의 빈티지 숍 저는 빈티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거나, 빈티지 컬렉팅에 집착하는 부류는 아니에요. 보통 빈티지 숍을 시작하는 사람은 옷을 굉장히 좋아해서 갖고 있는 옷도 이미 상당하고, 옷을 판매하면서도 자기 색깔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오티코티를 준비할 때 브랜드 로고나 패키지부터 고민하고 어떤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할지 먼저 생각했거든요. 바람이라면, 사람들이 오티코티를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아들 손잡고 와서 아들에게 옷을 사주는 가게라면 좋을 것 같아요.

부산 부산진구 서전로46번길 80 B1

otico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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