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뉴왕이의 이웃 발리는 전 세계 서퍼와 배낭여행자의 천국으로 추앙받는다. 그렇다고 바뉴왕이의 해변이 거기에 뒤처지는 건 아니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현지 서퍼는 바뉴왕이의 서핑 스폿에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풀라우 메라도 그런 곳 중 하나다.
봉긋하게 솟은 섬 풀라우 메라가 꽤 적절한 장식처럼 자리를 잡고 있는 해변. 이곳은 확실히 서퍼가 사랑할 만하다. 넓고 아름다운 백사장, 그늘을 한껏 드리운 야자수, 왁자지껄한 현지인과 방문객, 영어로 갖가지 메뉴를 적어놓은 식당과 카페, 요란한 호스텔과 서핑 교습소. 상상하는 그대로의 서퍼 타운이다. 초보자가 연습하기 좋은 낮고 긴 파도가 주기적으로 포말을 일으키고, 여러 무리의 서퍼는 그 파도의 꼭대기를 잡기 위해 바다 위에 떠 있다. 활기가 깃든 목소리와 여유로운 표정은 이곳 사람들의 트레이드마크 같다. 이런 분위기에서라면 하루 종일 널브러져도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
온종일 휴식을 즐기기에 완벽한 또 다른 장소는 자바섬과 발리섬 사이에 떠 있다. 바뉴왕이의 동쪽 끄트머리 방스링 해변(Pantai Bangsring)에서 배를 타고 30여 분을 항해하면 풀라우 타부한에 닿는다. 구글 지도에 ‘Hidden Paradise(숨은 천국)’로 표기된 섬은 그저 고요하기만 하다. 바람과 파도 소리가 전부인 듯. 백사장과 산호로 둘러싸인 작은 섬은 늘그막한 오후 그 자체다. 남태평양 발리해와 자바섬의 실루엣이 섬 어디에서나 눈에 띄고, 보트 정박지 앞에 들어선 소박한 노점에선 채소 튀김을 접시에 담아내고 있다. 잠시 후 하늘색이 변하면 그 노점의 주인은 짐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갈 작은 배에 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