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is Cool In Your Travel
‘좋은(good)’ 가치를 담고 있는 여행이
‘멋진(cool)’여행입니다.
Seoul
My Little Forest
ⓒ 김주원

Banyuwangi, island in the islands 섬나라의 섬, 인도네시아 바뉴왕이

이젠 화산 Kawah Ijen

Ⓒ 김주원
Ⓒ 김주원
Ⓒ 김주원
새벽 1시를 막 지난 시각. 이젠 화산(Kawah Ijen)의 입구는 사람들로 꽤나 부산스럽다. 이젠은 인도네시아에서 브로모(Bromo)와 더불어 가장 잘 알려진 화산이다. 마지막 분화는 1999년었다. 그후 별다른 폭발의 징조는 없었지만, 사람들은 이 산을 너나 없이 바라보고 있다. 현지인은 유황을 캐기 위해, 외지인은 ‘블루 파이어(blue fire)’라 명명된 자연현상을 찾기 위해.

수백 명의 사람이 줄지어 이젠을 오른다. 등산로의 경사는 가파르고 드센 바람이 주변에 몰아친다. 약 1시간을 거칠게 오르니 주변 시야가 트인다. 검푸른 밤하늘에는 별무리가 우수수 쏟아지듯 반짝이고, 그 아래로 등산로를 따라 길게 헤드 랜턴의 행렬이 이어진다. 이젠 화산의 정상부까지 부지런히 오르면 약 1시간 30분 만에 닿는다. 능선에 불어 닥치는 바람은 유독 드세다. 해발 2,500미터를 넘는 산이니 그럴 만도 하다.

정상부에서 내려다보면 저 아래 짙은 호수가 거대한 분화구를 차지하고, 헤드 랜턴 행렬의 끝에서는 푸른 불길이 유황 가스를 내뱉으며 타오른다. 블루 파이어 주변은 인산인해다. 유황 가스가 몇 미터 앞을 제대로 못 볼 정도로 뒤덮이지만, 방독면을 착용한 여행객들은 마치 외계를 탐험하듯 이리저리 움직이며 블루 파이어를 카메라에 담는다. 가스 사이로 불길이 치솟을 때마다 사람들은 낮은 감탄사를 내뱉는다. 유황 가스로 발화돼 섭씨 600도까지 타오르는 푸른 불꽃은 ‘불타오른다’는 표현을 새롭게 규정하는 것 같다. 반면 이 혼란 속에서도 현지 광부들은 묵묵히 유황을 캐고 운반한다. 누군가에게는 일생일대의 볼거리가, 누군가에게는 힘든 작업 환경에 불과할 뿐이라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어둠이 잦아들고, 블루 파이어를 기억에 저장한 사람들이 점차 사라질 때쯤, 이젠은 또 다른 황홀한 풍경을 꺼낸다. 서서히 핑크 빛에서 푸른빛으로 변화하는 하늘과 에머랄드빛 칼데라호, 암벽의 장막이 빛을 자르며 그린 명과 암. 이젠은 속살을 모두 드러내어 사람들을 붙잡는다. 가슴 뭉클하도록 오랫동안.
공유하기
링크가 복사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