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임

Your Own Private Idaho
미국 아이다호의 야생 속으로

소투스 국유림
Sawtooth National Forest

보이시에서 북동쪽 소투스 국유림으로 가는 길은 단 하나, 21번 주립 고속도로뿐이다. 이 도로는 1860년대 보이시와 금광 지역 사이를 연결하던 길에 기원을 두고 있다. 보이시 국유림(Boise National Forest)의 급류에서 카야킹하는 이들을 지나 고속도로에 진입한다. 표지판에는 21번 주립 고속도로의 또 다른 이름인 폰데로사 파인 경관도로(Ponderosa Pine Scenic Byway)가 쓰여 있다. 헤밍웨이를 닮은 남자가 나귀를 끌고 소나무 숲을 걸어가는 그림과 함께. 폰데로사 소나무를 비롯해 키 큰 침엽수가 점차 풍경을 지배한다. 3,000미터급 봉우리 50여 개가 솟은, 로키산맥의 일부인 소투스산맥(Sawtooth Mountains)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다섯 살 때 처음 총 쏘기를 배운 이래로 자연과 사냥 애호가였던 헤밍웨이는 삶의 마지막 20년 동안 아이다호를 오가다가 결국 이곳에 정착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이 시험관에서 태어나 기계처럼 생각하지 않는 한, 이 모든 것을 머릿속에 새겨 넣고 절대 잊지 않게 될 것이다.” 그 풍경은 지금도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그처럼 잘 보존된 덕분에 소투스 국유림과 보이시 국유림에 걸친 160만 헥타르의 땅은 야생 지대로 지정되었다. 야생 지대에선 자동차와 자전거를 포함한 운송수단이 일체 금지되고 기구가 없는 액티비티만 가능하다. 국제 밤하늘 협회(IDA)가 미국의 첫 밤하늘 보호구역으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그 말인즉 운전 중 라디오나 휴대전화 신호가 끊겨도 당황하지 말 것 그리고 차량 연료와 식량을 미리 챙길 것을 의미한다. 주유소는커녕 100킬로미터 넘게 달려도 마주치는 건 도로변 목초지의 소떼 정도 정도가 전부일 테니 말이다.

소투스 국유림 깊숙이 진입하자, 만년설을 뒤집어쓴 산등성이가 저 멀리 모습을 드러낸다. 소투스라는 이름대로 톱니 이빨처럼 뾰족뾰족한 형상으로. 소투스 야생 지대의 관문이라 불리는 마을 스탠리(Stanley)에 이르면 도로는 75번 주립 고속도로와 맞닿는다. 인구가 100명이 되지 않는 스탠리는 낚시, 수영, 클라이밍, 하이킹 등 액티비티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오래 머물지 않더라도, 잠시 차를 세우고 근처의 레드피시 호수(Redfish Lake)로 짧은 하이킹을 떠나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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