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시의 팜투테이블 레스토랑과 파머스 마켓에 도사린 지역 식자재의 근원은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보이시 시내 서쪽, 가든 시티(Garden City)는 한때 낙후된 거주지였지만 근래에 재건 사업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보이시강(Boise River)변에 조성된 보이시 리버 그린벨트(Boise River Greenbelt)를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시내에서 금세 닿는 이곳만 해도 지역 와이너리와 브루어리가 몇 군데 있다. 계속해서 서쪽으로 30분 정도 차를 몰면 서니슬로프 와인 트레일(Sunnyslope Wine Trail)에 도착한다. 이곳은 아이다호주 남서부와 오리건주 동부를 포함하는 스네이크 리버 밸리 AVA(Snake River Valley AVA)의 일부로, 와이너리 10여 곳을 아우른다. 해발 700~900미터 고도의 서니슬로프 구릉 지대는 화산토와 더불어 여름에도 저녁은 서늘한 고지대 사막 기후를 갖춰 포도 재배에 적합하다. 사실 이곳에선 1860년대부터 포도를 심었다.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서 최초였다.
1981년 시작한 비트너 비니어즈(Bitner Vineyards)는 서니슬로프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밭 겸 와이너리 중 하나다. 테이스팅 룸이 위치한 작은 목조 주택이 넓게 뻗은 구릉과 스네이크강 협곡을 굽어본다. 양봉 생물학자이자 아이다호 출신인 대표 론 비트너(Ron Bitner)는 이 풍경에 반해 땅을 매입했는데 마침 이웃이 이 지역의 첫 와인 양조자였다. “이곳의 환경이 스페인 북부 라리오하(La Rioja)와 유사하다고 하더군요.” 그는 이웃의 조언에 따라 포도를 심기 시작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비트너 가족의 친구이자 지역의 유명 양조자 그레그 코니그(Greg Koenig)와 협업해 소량 양조하는 이곳 와인은 이제까지 여러 차례 수상을 했다. 비트너는 전공을 살려 화학적 방법 대신 이로운 곤충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카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시라즈 등을 재배한다. 덕분에 이곳은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생산한 와인에 부여하는 LIVE 인증과 비 프렌들리 파밍(Bee Friendly Farming) 인증을 받은 아이다호의 유일한 와이너리가 되었다. 테이스팅 룸을 나서던 장년 남성이 “이게 아이다호의 삶이지!”라고 중얼거리는 말이 들린다. 진부할지라도, 이곳에 적절한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