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도산면의 낙동강 상류를 트렉터로 건넌다. 마치 육지 속의 섬처럼, 굽이치는 강물을 두른 땅자락의 맹개마을에 들어가기 위한 과정이다. 수량이 불어나는 여름철엔 이도 여의치 않아 배를 타고 건너야 한다. 맹개마을은 퇴계 이황의 시구에도 언급될 만큼 아름답고 낭만적인 풍경을 자랑하며, 맹개술도가 진맥소주의 원료로 쓰이는 * 밀이 이곳에서 자란다.
맹개마을은 농사를 짓고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다. “원래 밀 농사만 했죠. 간간히 주변 농가에서 기르는 농산물을 함께 팔기도 했고요.” 2007년 여기에 내려와 맹개마을을 일군 박성호 이사가 설명한다. “증류주를 처음 만들어보니 호응이 좋아서 점점 인기가 높아졌어요. 이제는 생산량이 주문을 못 따라갑니다. 완전 자동화로 생산하기에는 규모가 작아서 아직 수작업으로 양조하죠.” 실제로 맹개술도가의 술은 도산면 읍내의 양조장에서 생산한다. 맹개마을에서는 재료가 되는 밀을 재배하고 술을 숙성시키는 것. 안동시 전체에서 * 안동 소주를 만드는 양조장은 9곳인데, 맹개술도가만 유일하게 밀로 소주를 양조한다. 조선시대 음식 조리서 〈수운잡방〉에 소주를 밀로 빚었다는 내용이 나오니 밀 소주의 역사는 의외로 길다.
* 일반적으로 소주의 주 원료는 쌀이고, 안동 소주도 마찬가지다.
** 53도 진맥소주와 오크 숙성 진맥소주는 2020년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 품평회에서 가장 우수한 출품작에 수여하는 더블골드 메달을 받았다. : 진맥소주
*** 맹개마을 앞 강줄기 한가운데, 퇴계 이황이 ‘경암’이라고 이름 붙인 바위가 하나 불쑥 튀어나와 있다. 이 바위에 물이 부딪혀 모래가 실려와 맹개마을의 독특한 백사장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