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4,900여 킬로미터에 걸쳐 인도차이나반도 여러 나라를 관통하는 메콩강은 라오스에서 가장 긴 구간으로 흐른다. 아세안 유일의 내륙 국가인 라오스의 사람들은 오랜 세월 메콩강을 터전 삼아왔다.
그들은 전설의 뱀 나가(Naga)가 메콩강을 통해 하늘과 땅을 오갔다고 믿었다. 오늘날 라오스의 기원은 14세기에서 18세기까지 이어진 란쌍 왕국(Lan Xang)이다. 란쌍은 백만 마리 코끼리를 뜻한다. 란쌍 왕국의 고도였던 루앙프라방은 라오스 북부 산악 지대, 메콩강과 남칸강(Nam Khan River) 합류 지점에 자리한다.
ⓒ 한-아세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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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의 도시라는 별칭이 붙은 루앙프라방에는 30여 개의 사원이 남아 있다. 사원들은 지금도 지역 사회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 매일 새벽, 사원을 나선 승려들은 골목을 따라 걸으며 오랜 세월 이어온 탁발 의식을 행한다. 승려와 주민이 교감하는 공양 의식이 사원과 더불어 루앙프라방의 정체성을 이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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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의 사원은 라오스를 포함한 주변의 여러 문화에서 영향받은 복합적인 양식을 보여준다. 여러 층으로 된 거대한 지붕과 정교한 장식은 루앙프라방 사원의 특징이다. 왓 시엥 통(Wat Xieng Thong)은 그중에서도백미로 꼽힌다. 사원 실내 벽에는 왕국의 기원에 얽힌 이야기가, 외벽에는 생명의 나무 벽화가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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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 국립 박물관(Royal Palace Museum)은 옛 왕궁에 들어선 박물관이다. 20세기 초 지은 인도차이나 양식의 건물은 웅장한 대칭 구조가 특징인 근대 프랑스 보자르 양식(Beaux-Arts Style)과 라오스 양식을 결합했다.
라오스 전통 지붕 장식인 초파(cho faa), 나가 조각상 같은 디테일을 주목하자. 루앙프라방의 기원으로 알려진 황금 불상이 이곳에 보관되어 있다. 매년 4월, 신년 행사 때 황금 불상은 본래 자리했던 인근 왓 마이(Wat Mai) 사원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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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 구도심에는 전통 사원과 19~20세기 유럽 양식의 근대적 건축물이 조화를 이룬다. 이는 도시 전체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이유 중 하나다. 사칼린 로드(Sakkaline Road) 같은 구도심 거리를 거닐며 긴 파사드가 특징인 건축물을 둘러보자. 조마 베이커리 카페(Joma Bakery Café) 같은 카페와 레스토랑, 상점을 구경하며 말이다. 소피텔 루앙프라방(Sofitel Luang Prabang)은 프랑스 총독이 거주하던 건물에 들어선 호텔이다. 하룻밤 머물며 루앙프라방 특유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 젖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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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중심을 지키는 푸씨산(Mount Phou Si)은 성스러운 산이라는 뜻이다. 탓 쫌씨(That Chomsi) 사원이 자리한 산 정상은 해 질 녘이면 도시 풍광을 눈에 담으려는 이들로 북적거린다. 해가 진 뒤, 산 발치 거리에는 야시장이 환한 불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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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경, 란쌍 왕국은 비엔티안(Vientiane)으로 수도를 옮긴다. 비엔티안을 대표하는 여러 불교 사원이 바로 이때 들어섰다. 메콩강변에 자리한 비엔티안 중심에는 사원과 독립 기념비 빠뚜싸이(Patuxay), 비엔티안 야시장 등이 모여 있다. 역사가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호 파께오(Ho Phra Keo)는 과거 국왕의 개인 사원이던 곳이다. 전쟁을 거치며 오랜 세월 수 차례 다시 지었는데, 라오스 사원답게 벽화, 조각 등 정교한 장식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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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뚜사이에서 조금 더 가면 탓 루앙(That Luang)이 나온다. 라오스 화폐에도 등장하는 이 황금 사원은 부처 진신사리를 모셨다고 알려진 거대한 불탑으로, 라오스 사람들이 사랑하는 국가의 상징이다.
한-아세안센터(ASEAN-Korea Centre) :대한민국과 아세안 10개국 정부 간 경제 및 사회·문화 분야 협력증진을 위한 국제기구다. 한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아세안, ASEAN) 10개 회원국간 교류 협력 확대를 목적으로 2009년 3월 13일에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