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 이한구

Ireland’s Road Trip from West to East
아일랜드의 동쪽에서 서쪽 끝으로 달리다

링 오브 케리
Ring of Kerry

아일랜드 남서부에 자리한 킬라니(Killarney)는 꽤 많은 여행자가 찾아오는 도시다.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숙박업체 수로 따지자면, 더블린에 이어 2위 규모다. 다운타운에는 한 집 건너 하나가 호텔이고, 나머지는 펍과 레스토랑 혹은 기념품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된 첫 번째 이유는 아일랜드 최초의 국립공원인 킬라니 국립공원(Killarney National Park)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179킬로미터 길이의 도로 링 오브 케리 덕분이다.

캐런투힐(Carrauntoohil)을 포함해 아일랜드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들을 옆에 둔 국립공원은 거칠고 웅장하며, 어디인지 모르게 음산하다. 차를 몰아 국립공원 안쪽 깊숙이 들어갈수록 원시적 매력은 짙어진다. 호수를 끼고 도는 좁은 도로는 숲과 늪지를 구불구불 통과한다. 참나무와 주목이 이룬 숲은 어둑할 정도로 짙고 그 안에는 아일랜드에서 유일하게 야생 사슴이 서식한다. 도로가 어느덧 국립공원의 경계를 벗어나 몰스 갑(Moll’s Gap)을 넘어서자 풍경은 더욱 드넓고 깊어진다. 바람에 바짝 엎드린 풀의 행렬은 언덕을 넘어 짙은 구름에 닿으려 한다. 링 오브 케리의 숨은 매력이 점차 드러날 태세다.

킬라니를 기점으로 시작하는 링 오브 케리는 국립공원을 통과하고 이베라 반도(Iveragh Penninsula)의 해안을 따라서 돌아오는 순환도로다. 두말할 필요 없이 아일랜드 최고의 드라이브 루트이며, 운전 자체의 재미와 극적인 자연이 어우러지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몰스 갑과 갑 오브 던로(Gap of Dunloe)처럼 전국적인 명소는 그 일부에 불과하다. 링 오브 케리는 산과 평원, 해안을 절묘하게 파고들어 운전자에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을 연달아 선사한다. 길가의 수목을 스치듯 달리다가 가슴이 뻥 뚫리는 북대서양의 한복판으로 이어지고, 간혹 시골 마을 트랙터의 꽁무니를 맞닥뜨리면 시속 15킬로미터 속도로 운전하며 인내심을 시험할 수도 있다. 링 오브 케리를 달리기 전에는 다음을 숙지하자. 아일랜드의 시골에는 신작로가 거의 없다는 것을. 숱한 세월 말과 수레, 사람과 마차가 다니던 길이 그대로 차도가 되었다. 도로 폭은 어처구니없이 좁고, 모든 마을이라는 마을은 다 통과하며, 지루할 틈 없이 커브가 등장한다.

당황스럽게도 제한 속도는 너그럽다. 거기에 맞춰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게 불가능할 만큼 말이다. 짙고 푸른 대서양과 점점이 흩어져 있는 섬을 스치며 계속되는 주행. 아기자기한 바닷가 마을과 인적이 드문 해변이 나타났다 사라지며 시야를 채운다. 하늘에는 두터운 구름 떼가 흘러가며 맑은 햇살을 방해하고 있다. 자동차 여행의 드라마를 위해 이처럼 완벽한 무대도 없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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