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제천하면 ‘빨간오뎅’이 연관 검색어처럼 따라붙기 시작했다. 현지인이 즐겨 먹던 길거리 음식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데에는 올해로 16회를 맞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힘이 컸다. 영화제를 즐기기 위해 전국에서 온 방문객이 극장 인근에서 파는 빨간오뎅을 맛보면서 제천의 명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
빨간오뎅 역시 맵고 자극적인 맛으로 겨울을 견디던 제천의 전통 식문화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흔히 먹는 사각 어묵을 꼬치에 끼워 고추장 양념에 자작하게 졸인 뒤 송송 썬 파를 얹은 음식. 빨간오뎅은 작년 겨울 제천시가 처음으로 선보인 ‘핫앤스파이시 푸드페스티벌’에서 매운돼지갈비찜, 핫불고기, 불닭치킨 등과 함께 한 자리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빨간오뎅 빨리 먹기를 겨루는 ‘빨간오뎅 푸드파이트 대회’도 열렸다.
오늘날 제천에서 빨간오뎅을 맛볼 수 있는 곳은 약 15곳, 그중 전통시장이 모여 있는 도심 일대에 7곳이 있다. 오늘의 목적지는 내토전통시장 한가운데에 위치한 외갓집이다. 1970년대 처음 형성된 내토전통시장은 지금도 여전히 활기 넘치는데, 외갓집 앞은 특히 더 그렇다. 어묵판 주위의 인파를 뚫고 자리를 잡으니 주인이 어묵을 건져 양념 국물을 한 번 떠 끼얹고 파를 뿌려 건넨다. 적당히 매운 양념이 어묵에 감칠맛을 더해 묘하게 중독적인 맛이다(이 양념에도 당연히 황기가 들어간다!). 제천 사람이 타지에 머무르다 돌아오면 가장 먼저 찾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빨간오뎅 외에도 물오뎅이라 부르는 일반 어묵과 어묵 튀김을 포함한 각종 튀김을 맛볼 수 있다.
외갓집 / 충북 제천시 풍양로17길 7 / 9:00~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