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트로 투어에 맞춰 1인분을 2인이 나눠먹을 수 있도록 차려진 밥상인데, 테이블이 빈틈없이 꽉 찼다. 솥밥과 된장찌개부터 양념장을 포함한 10여 가지의 밑반찬까지. 이렇게 푸짐하게 차려주면 식당에 남는 몫이 있을지 걱정부터 될 정도다. 마당갈비의 하얀민들레밥이 오늘의 메인 메뉴. 여태 민들레를 먹어본 적도 없지만, 하얀민들레는 더 낯설다. 해발 400미터 이상 고지대에서만 자라는 하얀민들레는 간에 좋고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토종 약초다. 제천 토박이 부부가 운영하는 마당갈비에선 민들레 뿌리 삶은 물을 밥물로 사용하고, 쌀 위에 제천 백운면에서 재배한 하얀민들레 잎을 깐 뒤 감자, 고구마, 표고버섯, 은행, 대추, 각종 콩류를 한가득 올려 솥밥을 짓는다. 밥에 들어간 하얀민들레 맛은? 입안 가득 퍼지는 쌉쌀한 향이 곤드레와 비슷하다.
밥도 밥이지만, 이곳의 진가는 그날 그날 식자재에 따라 달라지는 밑반찬에서 빛을 발한다. 장아찌, 김치 등 평범한 구성인데, 오래전부터 제천에서 음식 솜씨 좋기로 유명했다는 주인장의 손맛을 찬 하나하나마다 확인할 수 있다. 직접 담근 장으로 끓인 된장찌개와 양념장도 별미. 엄마가 해준 것 같은 정성스러운 맛 때문인지 아무리 배가 불러도 접시가 비기 전까지는 쉽게 젓가락을 내려놓기 힘들다. 솥밥에 물을 넣어 불린 누룽지까지 후루룩 마시고 나면, 귀한 집밥을 대접받은 기분이라 감사의 인사가 저절로 우러나올 지도 모른다.
마당갈비 / 충북 제천시 숭문로10길 11 / 11:00~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