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예요! 황새와 함께 늪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새죠. 흰눈썹울새가 보이면 알려줄게요. 관찰하기 꽤 힘든 새랍니다.” 가이드 다미엥(Damien)이 사방을 부지런히 관찰하며 말한다. 오리 떼가 우리와 같은 눈높이에서 느긋하게 헤엄친다. 너른 풀밭에선 거위 몇 마리가 어디론가 바삐 향하고, 얼룩덜룩한 말 떼가 명상에 빠져 있다. 브리에르 지역 자연 공원에서 거룻배 샬랑(chaland)을 타면 실컷 보게 되는 풍경이다. 바닥이 평평해 물결 위에 바싹 달라붙어 항해하는 이 전통 배는 브리에르 지역 자연 공원의 습지를 탐험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승객이 습지의 리듬에 적응하게 해준다. 루아르강 하구 북쪽에 자리한 땅 4만여 헥타르를 포괄하는 브리에르 지역 자연 공원에 속한,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넓은 습지 그랑드 브리에르(Grande Brière). 북부 유럽과 아프리카 사이를 이동하는 철새들이 해마다 이곳에 쉬어 간다. 습지의 절반을 뒤덮는 갈대밭은 박새, 알락해오라기, 도요새, 들쥐 등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지다.
그랑드 브리에르는 지역민 브리에롱(Brièron)의 터전이기도 하다. 이미 15세기에 브르타뉴 공작은 브리에르의 습지를 지역민의 공공재산으로 선포했다. 브리에롱은 목축과 어업, 수렵과 더불어 토탄을 채취해 생계를 유지했다. 19세기 산업화로 토탄 채취가 줄어든 이후에는 관광업이 이를 대체했다. 오늘날 생나제르와 중세 도시 게랑드(Guérande), 유명 휴양지 라 볼 에스쿠블라크(La Baule-Escoublac)를 포함해 브리에르에 접한 코뮌 21곳이 그랑드 브리에르 모티에르(Grande Brière Mottière)라 불리는 습지 구역을 공동 소유하며 관리한다.
브리에르에서는 보트 투어뿐 아니라 새 관찰, 승마, 낚시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람사르 습지의 생태학적 가치와 지역 고유의 문화가 브리에르의 매력이다. 가이드 다미엥을 비롯한 브리에롱은 여전히 거룻배의 노를 저으며, 짚으로 지붕을 엮은 전통 가옥 수천 채가 지역에 남아 있다. 20세기 작가 알퐁스 드 샤토브리앙(Alphonse de Chateaubriant)을 인용하자면, “브리에르 토양에 대한 격렬한 사랑, 같은 마을 출신 브리에롱 사이의 침범할 수 없는 연대로 이뤄진 강렬한 근성”을 지금도 엿볼 수 있는 셈이다.